- 10년 이상 노령차, 2000년 20대중 1대..지금은 4대중 1대꼴
- 품질개선 효과에다 경기침체 후폭풍 크게 작용
- 억눌린 내수..경기회복 땐 신차수요 급증 기대
자동차의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주행중인 자동차중 4대중 1대는 차령(車齡)이 10년을 넘어서고 있다. 자동차의 품질개선이 주요한 배경으로 꼽히지만 경기침체의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에 따르면 2006년말 현재 국내에서 차령이 10년을 넘은 차량은 모두 401만5164대로, 전체 등록 자동차(1589만대5303대)의 25.3%에 달했다. 현재 거리를 활보중인 자동차 4대중 1대 꼴로 차령이 10년을 넘어서고 있는 셈이다.
차령 10년 이상 차량의 비중은 지난 2000년 5%에 그쳤다. 하지만 ▲2001년 7.2%, ▲2002년 9.7%, ▲2003년 13%, ▲2004년 17%, ▲2005년 21.1%, ▲2006년 25.3% 등으로 해마다 급증 추이를 보이고 있다.
차령 15년 이상 초노령 차량도 2000년엔 전체 등록차량의 0.4%(5만510대)에 불과했지만 2006년말엔 2.5%(39만2501대)로 크게 늘었다. 반면 차령이 2년 미만인 차량 비중은 2000년 22.1%(266만1903대)에서 2006년말 16.6%(263만8589대)로 오히려 감소했다.
◇ 차령 급증의 1차적 배경은 품질향상..국산차간 품질경쟁도 치열
국내 자동차의 차령이 빠르게 늘어난 배경으론 몇 가지가 꼽힌다. 우선 품질개선이다. 현대차가 단적인 예다. 현대차는 미국 J.D.파워의 ‘2006 초기품질조사’에서 도요타와 혼다를 동시에 추월했다. 초기품질 뿐만 아니라 내구성도 일본 메이커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
한국시장에 신규로 진입한 르노삼성차도 국내 완성차의 품질 수준을 한단계 끌어 올렸다. GM대우와 쌍용차도 경영권 안정을 바탕으로 품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국내 완성차업체간 품질경쟁을 부추키고, 국산차의 내구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희철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과장은 “국내 승용차의 평균 주행거리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데, 이 역시 차량 수명 연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이 모토라이제이션(자동차 대중화) 단계를 훌쩍 뛰어 넘으면서 운전자들이 이전 세대와 달리 평소 자동차 관리를 잘하고 있는 점, 즉 자동차 문화 성숙 역시 차령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 경기침체 영향도 상당..경기풀리면 대체수요 급증 예고
그러나 품질개선만으론 근래 차령 급증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품질개선 못지 않게 경기침체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차량을 자주 바꾸기 보다는 고쳐서 쓰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자동차 수요는 모토라이제이션의 막바지 단계인 94년에서 96년 사이에 정점을 이루었다. 이 무렵 자동차 내수판매 대수는 94년 156만대, 95년에 156만대, 96년 164만대(사상 최대)를 기록한 이후 97년엔 151만대로 꺾어졌다. 연말로 가면서 IMF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선 연간 판매대수는 2004년 109만대, 2005년 114만대, 2006년 116만대 등 대략 연 110만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결국 근래 체감경기가 나빠지면서 전체 등록차량중 신차의 비중은 줄어든 반면 10년 이상 노령차의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성문 한국증권 연구위원은 “94~96년 사이에 자동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바꿀 시점이 됐지만 경기 때문에 차량 구입을 미루고 있다”며 “이는 경기만 살아나면 기존의 차량을 신차로 바꾸는 ‘대체수요’가 상당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서 연구위원은 그러나 “자동차회사들이 경기를 통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마냥 경기가 좋아지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대체구매를 이끌 수 있는 마케팅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밝혔다. 더욱이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상 차량을 바꿀 때는 보다 큰 차로 바꾸는 경향도 있어, 마케팅 노력 여하에 따라 제품구성(Product Mix) 개선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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