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車 정말 이래도 됩니까?
7696만원 에쿠스 부품은 10만원 · 3090만원 혼다 CR-V 부품 50만원 현지보다 3배 · 병행수입 업체보다 1.8배 · 차값 대비 부품값 11.5배 · 정비 공임 5배 비싸
독일산 중형세단을 타는 김정아(30·여)씨는 지난주 차를 후진시키다 빗길에 살짝 미끄러졌다. 담벼락과 스친 차는 뒷부분 몰딩(차량 겉에 덧대는 흠집 방지용 부품)에 흠집이 났다. 별일 아니라 생각하고 정비센터로 간 김씨. 수리비 명세를 보고 입이 벌어지고 말았다. 무려 75만원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정비사는 “뒷부분 몰딩만 따로 수입하지 않아, 전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비싸다”고 했다. 몰딩은 개당 원가가 1만~2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김씨는 “정비 부담 때문에 골치”라며 “아직 수입차 회사들의 폭리가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소비자들이 수입차 구입 시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은 유지 비용이다. 수입차 판매는 매년 30% 이상 급증하고 있다. 판매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신차 가격도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 그러나 정비비용은 여전히 국산차보다 3~4배 비싼 것이 현실이다.
지난달 28일 보험개발원 부설 자동차기술연구소는 수입차의 부품값과 정비수가(酬價)에 대한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일부 부품의 경우 국내 공식 딜러가 제공하는 부품값이 해외 현지 소비자가보다 최고 3배 이상 비쌌다. 특히 차값 대비 부품값으로 비교하면 국산차보다 최고 11.5배 더 비싼 경우도 있었다.
◆차는 조금 싸게 팔고, 부품으로 돈 버는 전략
보험개발원이 국내 수입차 점유율이 높은 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BMW의 부품값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벤츠 S600은 독일 현지 부품값보다 국내 공식딜러 부품값이 최고 3배 수준이었다. 아우디 A6 3.2는 최고 1.8배. BMW 750Li는 최고 1.6배였다.〈표1〉 부품 수입 시 드는 모든 비용(부품값의 약 30%)을 감안하더라도 값 차이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또 수입차 부품은 대부분 공식수입회사를 통해 독점 공급되지만, 일부 부품은 병행수입업체(그레이임포터)를 통해 수입차 전문 정비공장에 직접 공급되기도 한다. 이 경우 병행수입업체보다 공식수입업체의 공급가격이 최고 1.8배 비쌌다.〈표2〉 유통경로는 병행수입업체가 더 복잡하고 수입물량도 적다. 따라서 부품값은 병행수입업체 쪽이 더 비싸야 정상이지만, 실제 가격은 정반대로 공식업체 쪽이 더 비싼 셈이다.
공식수입회사의 한 관계자는 “공식업체는 100% 정품·신품을 사용하는데다, 고객의 요구에 빨리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부품을 재고로 떠안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병행수입업체 관계자는 “병행수입 부품도 어차피 현지의 정식 부품도매상을 통하기 때문에 품질문제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차값 대비 부품값을 따지면 국산차보다 수입차가 최고 11.5배 비싸다는 결과도 주목된다.〈표3〉 특히 현대 에쿠스가 차값 7696만원에 라디에이터 값 10만8000원인데 비해, 차값이 3090만원에 불과한 혼다 CR-V는 라디에이터 값이 50만원이었다. 차값 대비 부품값으로 따지면 에쿠스보다 11.5배나 비싼 셈이다. 보험개발원은 혼다 같은 중저가 수입차의 부품값까지 국산차보다 크게 비싼 이유에 대해 ‘신차 값을 낮추는 대신 부품값을 높여 수익을 높이려는 마케팅전략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입차 정비·부품 ‘표준 시스템’ 만들어야
수입차의 경우 부품값뿐 아니라 정비공임도 국산차보다 수입차 쪽이 최고 5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표4〉 수입차의 수리공임이 비싼 이유는 있다. 정비대상 차량이 많지 않아 전문인력이 적고, 따라서 인건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슷한 작업에 대한 공임이 5배까지 차이 나는 것은 역시 과도하다는 것이다.
보험개발원의 이상돈 팀장은 “수입차 부품이 공식딜러에게 독점 공급되고 가격정보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수입차도 부품비용·공임 산출에 대한 표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국산차뿐 아니라 수입차 부품에도 순정품 외에 외부기관의 인증을 거친 ‘대체부품’들이 많이 존재한다. 미국·유럽에서는 순정품 외에 대체부품 사용이 많은 편이다. 국내 수입차 정비도 이런 대체부품 사용이 허용되는 자율경쟁체제로 바뀔 경우, 소비자들의 정비비 부담이 크게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최원석 기자 ws-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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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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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os
2007.12.04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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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대통
2007.12.04 12:59
ㅋㅋㅋ 그렇군요 ... 우리는 외제차에 비하면 세발의피다 라고 ... 올리고 또올리고 -
jooos
2007.12.04 12:59
근데 fta되면 국산차값도 좀 내릴까요? 사실 수입차가격 투명화 보다 사람들이 더 원하는거 이런 분위기에서 국산차량의 가격 안정 인데...ㅎㅎ 이게 현실화 될지..근데 우리나라 중형차 예전가격 정도로 내릴수 잇다면..아무도 경차 안살듯...ㅎㅎ -
운수대통
2007.12.04 12:59
국산차 내릴려고 해도 인건비때문에 못내리는것 같던데 ... 진짜 경쟁력이 없는거죠 ..
소형차 만들어서는 그래서 현대도 대형차에 목숨을 거는것 같던데 ..
중국산 차량도 있고 ... -
타락천사
2007.12.04 12:59
수입차도 거품이 엄청 많던데...
수입차가 국내 들어오면 국산차는 거의 안팔릴듯.... -
바정
2007.12.04 12:59
한국차는 한국차대로 바가지, 수입차는 수입차대로 바가지.. 설 자리가 없네요. ㅡ.ㅡ -
라동세티
2007.12.04 12:59
ㅁㅁ
에쿠스 범퍼 교환공임..저게 띄거나 붙이는 비용 아닐까 싶은데요? 현대 사업소 문의하시면 부가세 별도로 10만원 넘게 받습니다..흠...어떤 기준으로 조사한건지 모르겠는데..이런데서 차이가 생기니 아는 사람들은 정보의 신뢰성을 인정하지 않을거도 싶고..
뭔가 지적하려면 이런거좀 확실히 확인하지...이러니 여론 형성이 잘 안되는거 같습니다..
비전문가가 작성한건가? 흠 암튼 폭리는 폭리인데..정보의 수준도 좀 올랐음 좋겠네요..
이런 자료 올라올때마다 기준이 바뀌니..몇년전 방송에서 다이너스티 범퍼 교체비용 100만 이상 벤츠 300하면서 비교 했었는데..
폭리를 알리는것도 중요하지만 그 근거가 되는 자료의 객관성이 확보되야..그 힘을 발휘할텐데..솔직히 이러니 현대가 맘놓고 가격 마구 올리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그냥 일다 싸니까 (수입차 대비)타당해 보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