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자동차 사장이 현재의 회사명을 바꾸지는 않지만 자신은 그 이유를 모른다고 말해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리말디 사장은 15일 부평에서 열린 'GM대우 디자인 프리뷰'에서 사명 변경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검토는 안하지만 그 이유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리말디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기본적으로 사명 변경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보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면서 사명 변경의 최종 결정권자는 자신이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한 셈이다. 쉽게 보면 그리말디 사장은 내수에서 고전하는 회사의 사명을 GM으로 바꾸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룹의 최고경영진은 여전히 바꿀 생각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GM대우의 사명 변경은 출범 때부터 줄곧 제기된 문제 중 하나다. 게다가 GM대우가 GM의 경소형차 개발기지로 확정돼 내수보다 수출이 더욱 많아지면서 사명도 GM으로 바꾸자는 얘기가 내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내수 소비자들이 GM대우 엠블럼을 떼어내고 시보레 것을 붙이는 사례가 많아진 것도 논란을 부추겼다.
이런 가운데 나온 그리말디 사장의 발언은 실제 사명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그리말디 사장 입장에선 굳이 'GM대우'라는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보다 'GM'이 더 나을 수 있다. 내수에서의 시장점유율이 예상만큼 올라가지 않는 데다 소비자도 이를 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명 변경은 그리말디 사장의 권한 밖이다. 물론 변경을 제안하고, 주도할 수는 있으나 최종 결정권자의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명 변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사람은 GM대우의 전임 사장이자 현재 GM의 아시아지역 총괄 사장인 닉 라일리다. 현재의 'GM대우 오토&테크놀러지'는 라일리 사장이 GM의 구원투수로 한국에 온 뒤 직접 작명했다. 라일리 사장은 "사명 변경은 국내에서 'GM대우' 브랜드를 믿고 제품을 구입해준 소비자들을 외면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말로 사명 변경 불가방침을 확고히 했다. 또 사명을 바꾸면 이전 'GM대우' 브랜드 제품은 중고차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결국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반면 내부적으로 사명 변경에 찬성하는 쪽은 글로벌시장에선 통일된 브랜드를 쓰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GM대우 브랜드는 오로지 국내에서만 사용하는 지역적인 브랜드이고, 과거 아픔을 겪었던 '대우' 브랜드인데 굳이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특히 제품과 업무 시스템 등이 모두 GM 방식으로 통합된 마당에 사명에서만 '대우'를 갖고 있는 건 오히려 기업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중고차가치 하락은 현재도 중고차 보장할부 등을 통해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는 만큼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사명의 변경 여부는 전적으로 회사가 할 일이다. 그렇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사명 변경에 대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묻는 게 우선이다. 변경 요구의 목소리가 높다면 그렇게 해야 하고, 놔두라면 말 그대로 'GM대우'를 지키면 된다.
'이름 하나로 팔자 고친다'는 말이 있다. GM대우도 사명 변경으로 팔자를 고칠 수는 알 수 없으나 필요하면 바꾸는 것도 요령이 아닌가 싶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그리말디 사장은 15일 부평에서 열린 'GM대우 디자인 프리뷰'에서 사명 변경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검토는 안하지만 그 이유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리말디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기본적으로 사명 변경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보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면서 사명 변경의 최종 결정권자는 자신이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한 셈이다. 쉽게 보면 그리말디 사장은 내수에서 고전하는 회사의 사명을 GM으로 바꾸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룹의 최고경영진은 여전히 바꿀 생각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GM대우의 사명 변경은 출범 때부터 줄곧 제기된 문제 중 하나다. 게다가 GM대우가 GM의 경소형차 개발기지로 확정돼 내수보다 수출이 더욱 많아지면서 사명도 GM으로 바꾸자는 얘기가 내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내수 소비자들이 GM대우 엠블럼을 떼어내고 시보레 것을 붙이는 사례가 많아진 것도 논란을 부추겼다.
이런 가운데 나온 그리말디 사장의 발언은 실제 사명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그리말디 사장 입장에선 굳이 'GM대우'라는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보다 'GM'이 더 나을 수 있다. 내수에서의 시장점유율이 예상만큼 올라가지 않는 데다 소비자도 이를 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명 변경은 그리말디 사장의 권한 밖이다. 물론 변경을 제안하고, 주도할 수는 있으나 최종 결정권자의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명 변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사람은 GM대우의 전임 사장이자 현재 GM의 아시아지역 총괄 사장인 닉 라일리다. 현재의 'GM대우 오토&테크놀러지'는 라일리 사장이 GM의 구원투수로 한국에 온 뒤 직접 작명했다. 라일리 사장은 "사명 변경은 국내에서 'GM대우' 브랜드를 믿고 제품을 구입해준 소비자들을 외면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말로 사명 변경 불가방침을 확고히 했다. 또 사명을 바꾸면 이전 'GM대우' 브랜드 제품은 중고차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결국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반면 내부적으로 사명 변경에 찬성하는 쪽은 글로벌시장에선 통일된 브랜드를 쓰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GM대우 브랜드는 오로지 국내에서만 사용하는 지역적인 브랜드이고, 과거 아픔을 겪었던 '대우' 브랜드인데 굳이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특히 제품과 업무 시스템 등이 모두 GM 방식으로 통합된 마당에 사명에서만 '대우'를 갖고 있는 건 오히려 기업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중고차가치 하락은 현재도 중고차 보장할부 등을 통해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는 만큼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사명의 변경 여부는 전적으로 회사가 할 일이다. 그렇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사명 변경에 대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묻는 게 우선이다. 변경 요구의 목소리가 높다면 그렇게 해야 하고, 놔두라면 말 그대로 'GM대우'를 지키면 된다.
'이름 하나로 팔자 고친다'는 말이 있다. GM대우도 사명 변경으로 팔자를 고칠 수는 알 수 없으나 필요하면 바꾸는 것도 요령이 아닌가 싶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