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최원석 기자의 기사입니다. 제 느낌엔 국내 자동차 관련 기자 중 동아일보의 석동빈 기자와 함께 가장 객관적이고 양호해 보입니다.
젠트라X에 대해 상당히 호평을 했네요. 아래 어느 회원님이 지적하신 안전도 문제도 많이 개선이 된듯 싶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실정을 생각하면 젠트라X 급 정도의 차가 전체 등록 자동차의 최소한 40% 정도는 차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도로를 보면 어디서 다들 돈이 나는지 차들은 정말 크고 고급한 차들만 굴러다니니...
한가지 아쉬운 점은 헤드라이트를 토스카 것으로 넣은 것은 글쎄... 자충수로 보입니다. 비록 토스카가 곧 F/L를 앞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훨씬 아랫급의 젠트라와 같이 생긴 헤드라이트를 넣은 토스카가 판매에선 발목을 잡히지 않을까요? GM측으로선 젠트라 보다 토스카 판매량, 대당 판매수익이 훨씬 높을텐데...
제값보다 더 나은 차
GM대우 신차 ‘젠트라X’ 시승기…
동반석 에어백 기본에 차체 40%가 고장력 강판
GM대우의 신차 젠트라X가 세계최고의 소형차는 아니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을 1000만원 이내 값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한국 소비자에게 행운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뛰어난 상품성을 지닌 차가 한국에서 그리 주목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새로 선보인 젠트라X는 GM대우의 소형 해치백 칼로스의 부분변경 모델에 해당한다. GM대우의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은 젠트라X에 대해 “일반적인 소형차에서 기대되는 것 이상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사례”라고 자평했다. 그의 말은 단순한 홍보문구가 아니다. 그는 ‘한국처럼 좁은 땅덩어리의 나라에서 젠트라X처럼 각종 편의·안전장비를 넣은 소형차가 왜 생각만큼 안 팔리는지’가 정말 궁금할 것이다. 실제로 구형의 경우 월 판매실적이 100대도 안 될 만큼 참담했다.
젠트라X는 실내외 디자인 및 편의·안전장비 면에서 구형보다 꽤 향상됐다. 크롬 라디에이터그릴과 범퍼 하단의 대형 통풍구가 조화를 이뤄 앞부분 모습이 좀더 대담해졌다. 앞쪽 사이드 패널에는 스포츠카에 달려있는 것과 비슷한 통풍용 그릴(물론 장식용이다)까지 달았다. 대시보드나 도어패널에 플라스틱과 금속소재를 적절히 배치, 실내의 고급스러움도 강조했다. 크기는 구형인 칼로스(3895㎜)보다 43㎜ 길어졌고, 전고(1505㎜)는 동급최고 수준으로 향상됐다. 준중형 세단보다도 탑승자가 시트에 앉는 위치가 높기 때문에, 더 시원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치마를 즐겨 입는 여성 운전자가 타고 내릴 때 편하다.
새로 장착된 배기량 1.2ℓ의 DOHC 엔진은 최고출력이 85마력으로 구형보다 14마력 올랐다. 파워풀한 주행감은 아니지만, 일상주행에는 충분할 정도의 가속능력을 갖췄다. 또 공인연비가 17.5㎞/ℓ(수동)와 15.4㎞/ℓ(자동)로, 동급 최고수준은 아니지만 구형보다는 소폭 향상됐다. GM대우는 내년부터 성능이 향상된 신형 1.6ℓ 엔진을 단 고성능 모델도 출시한다.
또 차체의 40% 이상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하고, 측면 충돌시 B필러(차량 옆면의 좌우 유리창 사이에 있는 기둥)가 크게 밀려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도록 차량 설계를 개선했다. 국내 소형차 최초로 동반석 에어백을 기본사양으로 장착했으며, 전면충돌시 안전벨트를 미리 당겨주는 장치, 충돌시 스티어링휠이 접혀 운전자를 보호해주는 기능 등 다양한 안전장비를 갖췄다. 운전석 팔걸이, 시트벨트 높낮이 조절 장치, 파워윈도우, 오토도어록 등 준중형차 수준의 다양한 편의 사양도 장점이다.
아쉬운 점은 실내·외 디자인과 실내 재질감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버튼류 조작감이나 계기판의 시인성 및 고급감이 약간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내년부터 GM대우의 마티즈와 젠트라X의 딱 중간크기인 기아차 모닝이 경차 혜택을 받기 때문에, 젠트라X가 구형에 비해 상품성이 높아졌는데도 불구하고, 판매가 크게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젠트라X는 꽤 괜찮은 소형차다. 1000만원이라는 합리적인 값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편의장비 역시 눈높은 국내 소비자 수준에 맞춰 소형차 치고는 과분하다 싶을 정도다. 값(수동 기준)은 SE모델 828만원, SX모델 849만원, 자동변속기 선택 시 127만원이 추가된다. / 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