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 개정만으로는 실효성 의문"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소비자단체가 자동차업체의 노조파업으로 인해 차량 출고가 지연되는 경우 피해를 배상받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함에 따라 실제 배상이 이뤄질지 관심이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에 따르면 소시모는 자동차업체 노조의 파업으로 차량출고가 지연될 경우 업체가 소비자에게 피해를 배상하는 내용으로 자동차매매 표준약관을 개정해줄 것을 공정위에 요청했다.

이는 노조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돼 소비자가 계약한 차량을 인도받지 못할 경우 그 피해를 자동차회사가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약관은 정부조치나 천재지변과 함께 노조의 쟁의행위 등으로 제조와 인도가 지연될 경우 회사측이 책임을 지지 않도록 돼있다.

약관이 개정될 경우 자동차 업체는 노조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일단 경영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정위는 일단 소비자단체의 심사청구가 접수된 이상 표준약관의 개정 필요성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절차상 심사청구가 들어오면 개정필요성을 검토해 사업자단체에 개정안을 마련토록 하고 전문가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개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경우 현행 약관에도 판매업체는 귀책사유가 없는 경우에만 소비자피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도록 돼있기 때문에 약관의 개정 필요성은 크지 않은 상태이며, 결국은 귀책사유를 입증하는 것이 배상의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구나 표준약관이 개정되더라도 이는 강제력이 없는 권고사항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동차업체의 배상책임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단체가 삼사청구를 냈기 때문에 검토는 하겠지만 노조파업에 대한 회사측의 귀책사유 등 민감한 문제가 걸려있어 현재 단계에서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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