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차에 재생부품
MBC | 기사입력 2008.03.24 22:35 | 최종수정 2008.03.24 22:45
● 앵커: 새 차를 리콜한다면 당연히 새 부품으로 바꿔줄 것으로 여기시겠죠.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군요.
엄지인 기자가 직접 점검했습니다.
멀쩡한 새 차가 달리던 도중 시동이 갑자기 꺼집니다.
● 인터뷰 : "완전 발광이야 발광." "이거 어떻게 해. 세우지도 못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 결함.
원인은 LPG통의 연료필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따라 올 1월, 2005년 이후 생산된 르노 삼성의 SM 5 LPG 차량 6만 8천여대에 강제리콜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리콜은 제대로 진행되고 있을까?
리콜 대상의 차를 갖고 수리점에 가봤습니다.
문제의 LPG통을 재생부품으로 갈아주겠다고 합니다.
● 인터뷰 : "재생부품을 좀 지급 해주셔야 될 것 같아요."
내부수리를 거치긴 했지만 다른 차에서 떼어낸 중고부품입니다.
재생부품이 아닌 새 부품으로 갈아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했더니 새 부품이 없다고 버티던 수리점은 결국 요구를 받아들입니다.
● 인터뷰 : "확인해 보니까 (새 부품이) 있으시구요. 작업을 좀 진행할 겁니다."
수리점들이 일단 재생부품을 권하는 까닭은 교체해 줄 새 부품이 부족한데다, 값이 새 부품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새 제품하고 재생품이 가격 차이가 많이 나나요?)그렇죠."
르노 삼성측은 리콜 차량의 70% 정도는 재생 부품으로 교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리콜을 받은 적지 않은 소비자들은 문제가 나아지지 않거나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중고로 갈아줬다가 또 시동이 꺼지고 그러니까 다시 이걸로(새 제품으로)갈아 준거라고. 이거 1년 4개월 된 차가 LPG통 4개 갈았다고 하면 말도 안 되지, 이걸 어떻게 10년 8년 써요."
● 인터뷰 : "(사업소에서)솔직히 인정을 하더라구요. LPG 통을 바꾸면서, 개선된 부품이 나오면서 그 소리(소음)가 좀 나는 거 같다. 그런데 그건 개선할 수 없다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현행법은 '어떤 경우에 리콜할 것인가'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어떤 부품을 써서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는 모두 업체가 알아서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안철현 (변호사) : "애매한 규정때문에 기업에겐 편리하게 해석되고 소비자의 권리, 안전이나 결함을 시정하는 것은 침해 받을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새 차에 재생부품을 갈아줘도, 또 리콜 이후 자꾸 문제가 발생해도 소비자들로서는 속만 끓일 수 밖에 없는 지금의 리콜제도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MBC 뉴스 엄지인입니다.